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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네 가족 이야기_소설/최씨네 가족 이야기_2부14

최씨네 가족 이야기 2_9 베트남 “슝 ~ 펑, 슝 ~~ 펑” 불꽃놀이 폭죽이 사이공강 위를 비추며 떨어진다. ‘전쟁 중에도 폭죽 놀이를 하다니 ,참 … …’ 무순은 말보로를 입에 물고 커피잔을 손으로 만지작 거리며, 베트남 파병 사령부 2층에 있는 지원대 사무실에서 창문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저녁 9시를 넘긴 거리는 어둠과 쓸쓸함이 공존하고 있었다. “쾅” ‘폭죽 소리인가’ 폭죽 소리보다 큰 굉음과 함께 땅이 울린다. “쾅” 다시 한번 굉음 소리가 나더니, 회색 연기가 피어 오른다. ‘폭발이다’ 이런 생각을 하자마자 경보음이 사령부 전체를 감싼다. “윙 ~ ~ 윙” “소령님 기습이 있는 모양입니다” 지원대에 같이 근무하는 한대위가 사무실로 뛰어 들어오며 외친다. “그래, 여기까지는 별 일 없겠지?” 무순이 걱정과 짜증이 가득한.. 2023. 3. 20.
최씨네 가족 이야기 2_8 단란한 가정 최무순이 김금옥을 처음 본 것은 1963년 4월이었다. 무순이 경리장교로 중앙경리단에 배속 받아, 2년이 조금 지난 어느 봄날, 중앙경리단 외곽 경비를 맡은 헌병소대장 김수명 소령이 새로 들어간 집, 집들이를 하겠다며 평소 가깝게 지내던 북쪽 출신 장교들을 집으로 초대한 날이 무순과 금옥이 처음 만난 날이다. 금옥은 집들이를 하는 오빠와 올케를 도우러 오라는 오빠의 지시를 받고, 부엌에서 요리 하는 것을 보조 하고, 손님들에게 음식을 가져다 주는 일을 맡았다. 군인들이 모이는 자리라 가고 싶지 않았지만, 생활비며 용돈을 거의 큰오빠에게 의존하고 있는 입장에서 큰오빠의 말을 거절하기는 불가능했다. 김수명은 중앙경리단에 새로 전입 온 인사 장교 박대위와 여동생 금옥을 잘 연결해 볼 요량으로 박대.. 2023. 3. 16.
최씨네 가족 이야기 2_7 학도병, 후퇴 “쾅, 쾅, 쾅” “기습이다. 모두 일어나!! 이등중사 심하섭이 자고 있는 학도병을 흔들어 깨운다. 무순은 부시시 눈을 떴다. 꿈결에 고향 언덕에서 엄마 손을 잡고 어디론가 내려오고 있었던 것 같은데~~ “쾅, 쾅” 수류탄인지 박격포인지 알 수 없는 폭발음 소리가 바로 앞에서 터지는 것처럼 선명하게 들린다. 화들짝 몸을 일으켜 옆에 있는 학도병 동기인 준기를 찾았다. 준기는 몸을 웅크린 체 자고 있다. “준기야, 야! 야!” 전준기가 깜짝 놀라며 벌떡 몸을 일으킨다. “무슨 일 이야” “몰라, 나가자” 준기와 무순은 M1카빈을 손에 들고 막사를 뛰 쳐 나갔다. “후퇴하라, 후퇴, 본진으로” 심하섭 중사가 차가운 한기가 느껴지는 어둠 속에서 학도병과 사병들에게 소리친다. 학도병과 국군들이 우.. 2023. 3. 14.
최씨네 가족 이야기 2_6 편지와 동지 그리고 고모 ---------------------------------------------------------------------------------------------------------------------- 무순 보아라 경성에 있다는 전갈은 받았다. 몸 성히 잘 지내고 있는지 궁금하구나. 아바지와 오마니도 무탈하게 지내고 있다. 집안에 일이 생겨서 당장 너를 만나러 가지 못하니, 고모집에 가 있거라 - 대전부 중촌정 대종로 663-7 번지 아버지와 어머니는 잠시 평양에 있는 숙자네 집에 머물고 있단다. 이곳 일 마무리되면 지팡이를 짚고 서라도 너를 찾으러 갈 테니 조금만 고모와 함께 지내도록 해라. 자그마한 비녀를 하나 보내니, 고모에게 전해 주도록 해라. 1946년 3월 .. 2023. 3. 13.
최씨네 가족 이야기 2_5 토지개혁 아니 수탈 최응수는 무순이 집을 나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 '순이가 집을 나갔다고 ... ...' 동네 친구들 집을 찾아가고, 뒷산 시냇가, 선산 근처에도 가봤지만, 무순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무순을 앉혀 놓고 조용히 응수 마음 속 이야기를 털어 놨어야 했는데, 응수는 급한 마음에 본인만 생각하느라, 정작 중요한 무순의 맘을 챙기지 못한 것이 가슴을 시리게 했다. '이게 모두 다 무순을 위하고, 땅을 위하고, 우리 가족을 위한 일인데 ... ..." 응수의 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두움과 적막함이 온 집안을 휘감고 있는 겨울밤, 아내 강희정은 아들 걱정에 소리 없이 눈물만 흘린다. 다음날 해가 중천을 지나 서쪽으로 약간 기운 시점에 근창이 엄마인 이서방 부인이 최응수 집을 찾아.. 2023.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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