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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네 가족 이야기_소설33

최씨네 가족 이야기 1_7 군대 아버지께서는 약 20년 동안 군대에 계셨다. 시작은 6.25전쟁 학도병이셨지만, 직업군인으로 복무를 하시다. 내가 태어나던 해에 예편하셨다. 그래서 나는 사실 아버지가 군복을 입고 계신 모습을 보지는 못했다. 남아있는 흑백 사진 속에서만 확인했을 뿐. 내가 군대를 가야 되는 시기가 되자, 난 아버지처럼 장교로 복무하고 싶어졌다. 짧기는 했으나 유학 준비를 한다며, 대학교 2, 3학년 시기를 보낸 것도 사병으로 복무하기 싫은 이유였다. 그 당시는 보통 대학교 1 / 2학년 때 군대를 빨리 마치는 것이 유행처럼 퍼졌는데, 너무 나이 들어서 군대에 가면 각종 서러움 받을 일이 많아진다는 것과 빨리 군대를 다녀온 뒤 취업 준비에 매진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의무복무인 군대에 대하여 고민하던 나는 대학교를 .. 2023. 2. 17.
최씨네 가족 이야기 1_6 유학 재수를 하고 대학교에 간 큰형 덕분(?)에 난 '재수는 안 된다'는 아버지의 불호령에 따라 재수없이 대학교에 갔다. 나름 재수를 피하기 위해 성적보다 낮춰서 지원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상당히 운 좋게 입학한 것이었다. 엄마의 부재와 빚, 상대적 빈곤을 보고 자란 나는 돈에 대한 갈망과 자립을 위해 무작정 돈과 연관된 학과(경상계열)를 선택했다. 다른 학과에 대한 정보도 전혀 없었지만, 무엇을 해야겠다는 목표도 없었기 때문이다. 학과 공부에도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동아리(영어 공부하는 동아리에 가입했었다) 생활에도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그 때, 불현듯 목표가 생겼다. 미국 유학. 1989년 내가 대학교 2학년 봄을 무심하게 여름으로 넘기고 있을 쯤. 아르헨티나에서 사업을 하시는 아버지 친구분.. 2023. 2. 15.
최씨네 가족 이야기 1_5 강남아파트 1977년 눈 많이 내리던 겨울,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1,000달러 및 수출 100억 달러 달성으로 세계 최빈국 중 하나에서 중진국으로 진입하고 있던 시기였다. 박정희 대통령이 정권을 잡고 있던 때 였으며, 그 다음해인 78년 제9대 대통령으로 취임한다. 강남에 있는 역삼동, 압구정동, 청담동 등은 주택계발과 공공시설 확충에 여념이 없었던 시절로, 이른바 팽창하는 서울시 인구를 받아 줄 수 있는 주거단지 용 계획도시가 마련되고 있었다 우리가 살게 된 강남아파트는 계단식아파트로 5층짜리 5개 동이 있는 단지였다. 우리집은 2층 맨 왼쪽, 작은형과 같이 사용한 내방에서는 영동대교와 한강 그리고 집 바로 뒤에 있는 놀이터(강남에는 집앞에 놀이터가 있네)가 보였다. 마루쪽 발코니로 나가서 목을 좀 내.. 2023. 2. 13.
최씨네 가족 이야기 1_4 집달리 신림동 생활은 국민학교 2학년 겨울방학이 시작됨과 동시에 끝이 났다. 그해 겨울 우리는 강남 아파트로 이사를 했다. 지금과 같은 시절인 경우, 신림동 단독주택에서 강남 아파트로 이사한다면 '로또' 1등에 당첨이라도 된 줄 알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 ... 국민학교 2학년 가을, 운동이면 운동, 공부면 공부, 친구와의 관계 등 거칠 것이 없던 나에게 한가지 고민이 있었으니, 그 고민은 학교 화장실이었다. 난 학교 화장실에서 큰일을 보는데 애를 먹었다. 그래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거의 매번 정리되지 못한 배를 부여 잡고, 각종 군것질거리나 오락거리에는 눈길을 돌리지 못한 채, 종종 걸음으로 발길을 재촉했다. 그 날도 종종걸음으로 대문을 들어서자 마자 집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을 향하면서 살.. 2023. 2. 11.
최씨네 가족 이야기 1_3 신림동 나는 신림동에서 태어났다. 신림동에서 태어나서 국민학교 2학년 겨울방학이 시작하는 날까지 살았다. 1969년 ~ 1977년 약 8년. 그 당시 신림동은 주택단지 개발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군데군데 신식 주택이 지어지고, 구획정리가 진행되면서 집이 들어설 장소들이 듬성듬성 비워 있었으며, 여기저기 집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수도나 전기 시설 공사를 위해 자재들이 쌓여있었다. 신림동이 주택단지로 개발되던 것과는 달리 옆 동네인 난곡은 무허가촌이 형성되어 인구밀도가 높았다. 가끔 난곡 쪽으로 놀러 갈 때면 전반적으로 좀 어수선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으며, 그 당시 신림동과 난곡을 지금 상황으로 생각해 보면 신도시 주택단지 개발 현장과 구도시 느낌이랄까. 신림동은 산 비탈을 따라 위쪽부터 주택들이 들.. 2023.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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