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씨네 가족 이야기 4_1
4부 : 감사 기도를 드리며 만남 2020년은 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했다고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모든 것이 일시정지한 것 같은 한 해를 보냈다. 여행, 출장, 방문, 등교, 모임 등 사람들이 직접 대면하는 일상들이 없어지고 온라인으로 대체되거나, 만나는 행위 자체를 연기 혹은 취소시켰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친밀도는 점점 낮아지고, 마음과 마음 사이의 유대감은 점점 사라져가고 있었다. 현우는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현수의 집을 방문하는 것도 눈치가 보이고, 금옥의 기억이 안개 속으로 서서히 사라지는 모습을 마주하는 것이 힘겨워, 금옥을 보기 위해 방문하는 주기가 점점 길어지고 있었다. 일주일에 한번은 꼭 금옥을 보러 갔으나, 2주에 한번, 3주에 한번, 이제는 한달에..
2023. 4. 22.
최씨네 가족 이야기 3_3
꽃길 “엄마, 같이 가. 엄마” 금옥이 허공에 손을 뻗었다가 내리며, 눈을 떴다. ‘꿈인가?’ 하얀 옷을 입고, 5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의 손을 잡은 채, 잰 걸음으로 앞서 가는 금옥의 엄마 이춘심의 모습이 금옥의 눈에 너무나 생생하게 남아있다. ‘집에 가시나? 나도 가야 할 텐데, 돈을 챙겨서 가야지, 잠깐만, 내가 돈을 어디에 뒀더라’ 금옥이 자리에서 일어나 입고 있는 바지 양쪽 주머니를 만져 봐도, 돈을 넣어둔 지갑이 없다. ‘어제 입은 옷에 있나’ 옷장을 열어 바지를 하나씩 꺼내 바지를 살핀다. 옷장에 있는 바지며 치마를 전부 꺼내 확인해 봐도 지갑은 보이지 않는다. 서랍에 넣어 두었나, 옷장 밑 서랍과 화장대 서랍을 전부 뒤져봐도 없다. 망연자실해서 이불 위에 풀썩 앉으니, 방안 모습이 눈에..
2023. 4. 7.